<이글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주관적 생각도 잔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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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거탑이 끝났다.
잠수탄다고 했지만 이건 올려야 겠다.

난 허준 말고는 제대로 드라마를 본 적이 없는데 하얀거탑은 날 꼬박꼬박보게 만들었다.


하얀거탑은 원작이 70년대 일본 소설이고 이미 일본에서 드라마로 나와있고 또 그걸 리메이크해서 2003년도에 만들었던 작품이다. 우리나라에 방연전 기존의 의학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빌린 연애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홍보도 많이 했고 세트장 등 기대가 컸었다.
(일드와 비교를 하는건 내가 보지 않아서 하지 못하겠고 원작소설도 안봐서 못하겠다.)

현직의사들이 하얀거탑이 현실성 없다는 이야기들을 하는데 그건 70년대라는 점도 있고 일본이 무대기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대학병원의 과장직은 그냥 돌아가면서 맡는 명예직이다. 권력 그런거 없다고 보면 된다.과장보단 바로 윗 차 선배말이 더 무섭다고 한다.
또 우리나라엔 참관 할 수 있는 수술실이 없다고 들었다.

우리나라가 이렇든 어쨌든 거탑은 이런 설정이다.
아쉬운건 시간이 촉박했는지 뒤로 갈 수록 연출이 허술해졌다는 것이다.
PD님 말에 의하면 음향쪽도 사연이 있어서 부실했다고 하고..
나오는 DVD는 음향은 보완되서 나오길 바란다.
하지만 연기자들의 연기는 정말 뛰어났다. 특히 장준혁을 맡은 김명민은 장준혁 그 자체였다.
이 드라마는 김명민을 위한 드라마라고 생각될 정도로 발군의 연기실력.
역시 아직 이순신 장군님은 죽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밑도 끝도 없는 저의 개인적 생각, 드라마라는 걸 떠나서 생각한 것들입니다.순서도 엉망입니다.>

드라마를 다 본 후에 난 하얀거탑을 의학드라마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이건 의학드라마라는 타이틀을 빌린 사회조직 드라마였고, 의사도 인간임을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장준혁은 가난하게 공부해 의사가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자존심도 세고 권력을 향한 욕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에 반해 친구 최도영은 의사가문에 형제도 모두 의사이고 유복하게 자랐고 권력보다는 소신을 중요시 생각한다.

난 이 최도영이라는 인물이 너무나 이해가 가지 않는다.
매일 검사를 입에 달고 사는 의사. 누구보다도 환자를 위한 의사.
그것의 절정을 보여주는건 진주 에피소드. 보면서 내내 "진주만 환자냐?"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었다.
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들이 이러고 있는것도 아니고 부교수라는 사람이...
부교수 자리까지 올라오면서 진주같은 환자를 처음 봤단 소리인가?
물론 진주나 진주 가족에겐 최도영은 좋은 의사선생님이시다. 근데 대학병원에서 이러고 있는건 말이 안된다.
환자 차별하는것도 아니고,의사는 환자를 환자로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환자를 환자 이상으로 생각하게 되면 판단이 흐려진다.
그래서 의사는 자기 가족은 보지 않는것이다. (볼 수 없다는게 정답이겠지)
뭐랄까.. 그는 연구직이 딱 맞는 인물이다.

의료소송건도 이건 애초에 최도영이 잘못한거다. (내가 볼때는-_-)
유가족은 장준혁 죽일놈이겠지만 사실 장준혁에겐 괴씸죄가 죄라면 죄지. 다른 문제는 없다고 본다.

자기가 의심가면 지가 폐생검 할것이지 왜 급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외과로 트렌스퍼했는지 이해가 안간다. 뻔히 외과로 옮겨가면 자기 손에서 떠갈거란거 알텐데..
자기가 의심스러우면 검사를 했어야지.
초반에 부원장 오더도 씹은 강심장 최도영이다.그런 그가 트렌스퍼하라는 장준혁말에 냉큼 하는것도 웃기고 학회 간 장준혁 찾아 비행기타고 날아가는건 개그였다.
마치 "이건 니 잘못이야. 너때문에 환자가 죽었어."라고 자기 회피로 밖에 안보인다.
염이는 어리버리 처음 맡은 환자니까 당황해서 생각나는건 과장님뿐이고 그래서 학회간 사람한테 전화하는건 그렇다 치자(이것도 말이 안된다.).
최도영이는?... 명인대학병원엔 외과의가 그렇게 없나...

재판하면서 자료조작하고, 학회때문에 환자에게 소홀한건 나쁜놈 맞다.
그치만 자긴 죄없다고 외치는 장준혁이 이해간다.(여러가지 의미에서..)
외과의로서 검사결과에따라 수술했다. 수술은 완벽했고 사인은 폐색증이었지만 그리 오래 살 환자는 아니었으니까. (물론 하루라도 더 사는건 중요한 일이다.)
다만 그래도 이녀석이 나쁜놈인건...유가족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
수술이 잘못됐던건 아니지만 어쨌든 자신의 환자였으니까, 자신의 손을 거친 환자가 죽은거니까 그것도 자신이 없는사이.


사실..... 사람이 죽었다. 누가 잘못했냐는 잘잘못을 따지는건 아무소용없는거다.
남은 사람과 염이만 불쌍하게 됐다. 염이는 처음 맡은 환자였는데...

드라마에서 장준혁은 나쁜놈으로 나온다.
권력에 집착하고, 얻기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으며, 자존심은 하늘을 찌른다.

여기까지 읽었으면 알겠지만 난 이런 장준혁이 좋다.
능력없이 윗사람한테 아부하는 찌질이가 아니다.
높은 자존심에 걸맞게 공부하고 노력하는사람이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능력을 획득했다.
이런 사람을 어찌 미워할 수 있지?
이런 상사있으면 밑에서 일하고 싶다.
내 밑에 이런 애 있으면 끌어주고 싶은건 당연하다.

난 뭐든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다.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나?
싫어하는사람은 자신의 능력부재를 장준혁같은 사람욕하며 자기위한하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든다.

선거전에서 뇌물이나 연줄 이용은 장준혁이라는 사람을 비판하기보단
그 사회가 그런식으로 밖에 굴러가지 않는다는게 한탄스러울 뿐이다.
그래서 장준혁의 뇌물먹이는 행위가 정당화 되냐고?
물론 아니다. 뇌물먹였으니까 나쁜놈 맞다.
근데 말이다. 뇌물 안먹였으면 과장이 됐을까?
상대편 후보는 고고하게 소신지키며 위에서 만들어 주는거 받아먹길 기다리고 있었고, 장준혁은 직접 지 발로 뛰며 자신의 과장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어차피 선거전 나온 놈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다.

그 상황이라면 나도 장준혁 같은 짓 했을거다.
뇌물과 연줄이용은 나쁜짓이니까 하지 말아야 한다고?
그래서 상대방은 다 하는데 나만 손빨고 기다렸다가 선거 떨어지라고?
말도 안됀다.

어차피 사회는 이렇다. 이런거 싫으면 최도영처럼 소신있게 싫은 꼴 안보고 살면 된다.
대신 높은 자리는 못올라가겠지.
독하게 맘먹고 올라가 자기 도와준 사람 잘라내고 확뒤집는 방법도 있다.
.....어떻게 살던 자기 만족과 삶의 이유를 찾으면 그만이다.

뭐냐. 그 사회운동하는 아가씨처럼 (자기기준에)불쌍한 사람 도와주며 뿌듯해 하며 살아도 되고, 장준혁처럼 권력 바라보며 살아도 되고..

추구하는 바가 다르니까 세상이 돌아가는 거고 나도 있는거다.


근데 이번에 알았다. 사회운동한다는 아가씨를 보고 정말 많이 느꼈는데, 진짜 현실의 사회운동하는 사람도 이런가? 정말로?
아니지? 드라마잖아. 거탑에 의사들처럼 부풀리거나 과장된 점이 있는거지?
사회운동은 옳은 일을 위한 운동인거 맞지?
약자를 위한 운동이 아닌거지?
약자가 불쌍한건 알겠어. 그럼 후원을 해주라고...
약자들 편들어 주지 말고, 물론 그 약자가 부당한 일을 당했을땐 도와주는건 좋은 일이고 아무나 못하는 힘든일인거 알지만, 모든 사회운동하는 사람들이 "약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불이익을 당하고 있을것이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닌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물론 이 드라마에선 그녀의 감(?)이 맞았지만, 어디까지나 그녀는 [감]과 [약자는 불이익을 당한다]는 신념(?)하나로 사람하나를 아주 그냥 천하의 못된 놈으로 만들었다.
*환자 가족과는 입장이 또 다르다.

설마.. 라고 생각은 하지만..
이나라는 의사가 떡 목에걸려 죽어가는 사람 살려놨는데 갈비뼈 뿌러뜨렸다고 소송거는 나라라 갑자기 불안감이 들었다.
그리고 의사 자식이면.. 그것도 대학병원 과장딸이 의학적 관심도가 이렇게 낮다는데 뒤집어 졌다. 장과장 부인도 전혀 모르지만 걘 딱 봐도 철부지고.. 근데 넌 사회운동한다며...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건 나름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그래 소신없이 사는것보단 낫다.

최도영도 정말 많은 모순을 안고 살고 있지만 이것도 인간이니까 가능한거라고 생각한다.
소신지키고 살고 싶어도 자신이 속한 그룹이 있고 자식도 부인도 있으니까.
그보다 그 이전에 최도영은 대학병원 의사란 직업이 적성이 맞나 생각해 봐야 할거 같다.
따로 나와 개업하는게 더 나을듯 싶다. 연구하고 싶으면 연구직으로 빠지던가...


..... 어찌하던 하얀거탑은 끝났다.
마지막화에 대해선 궂이 이야기 않겠다.
그냥 너무나 그 다운 마지막이었고 그래도 장준혁은 의사라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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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는 네가 멋지다.
앞으로도 난 수술하는 장준혁을 기억할거야.


*이글은 2007년 3월12일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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